마틴더어시
미국 암트랙 Coast Starlight 침대칸- LA에서 시애틀 1박 2일 기차 여행 본문
안녕하세요 마틴더어시 입니다.
미국에서 해보고 싶었던 여행 중 하나인 기차여행은 그중 구간이 아름답다는 서부의 코스트 스타라이트 Coast Starlight을 타보기로 했습니다. 기차를 좋아하는 엄마도 함께 가고 싶다고 하여 엘에이에서 시애틀까지 가는 35시간 기차여행을 함께하게 되었답니다.
여행기간은 2024년 12월 19일 - 20일 이였습니다.
#01. 기차표 구매
암트랙 Amtrak 웹사이트에서 출발 위치인 LAX (Los Angeles, CA Union Station)을 선택, 도착 위치는 SEA(Seattle, WA King Street Station)를 설정합니다.
저는 왕복이 아닌 편도를 할 예정이라서 출발 날짜만 선택 했습니다.

기차 시간과 좌석 금액이 나옵니다. 여기서 잘 보셔야 되는 부분들은
- 기차 라인: 타야 되는 기차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제가 타는 기차라인은 Coast Starlight이기 때문에 선택하려는 기차가 맞는지 확인하고 티켓을 구매해야 됩니다.
- 기차 이름과 넘버: 환승 없이 가는 라인으로, 갈아타지 않고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입니다.
- Multiple Trains: 여러 기차라인을 환승해서 이동하는 방법입니다.
- Mixed Service: 기차 외 버스등 암트랙이 운행하는 교통수단을 환승해서 이동하는 방법입니다.
- 좌석 등급: 제가 타려는 등급은 침대칸(룸메트)으로 침대칸은 3개의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 Coach: 일반 좌석
- Business: 일반 좌석과 비슷하나 약간 더 넓은 공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Private Room: 침대칸으로 Roomette(2인실 + 공용화장실), Bedroom(2인실 + 개인화장실), Family room(성인 2 + 아이 2+ 공용화장실)으로 나누어집니다.
- 공용화장실은 초반에는 화장실이 깨끗하나, 열차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화장실이 냄새가 나고 더러워지기 시작합니다.
- 공용화장실은 내부가 좁고 비행기 안에 있는 화장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공용화장실은 위칸에 1개, 아래칸에 3개로 총 4개의 화장실 + 아래칸 1개의 샤워실이 있었습니다. 점심/저녁 시간 이후에 사람이 좀 있고, 웬만해서는 기다리지 않고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 개인 화장실은 방 내부에 칸막이가 없기 때문에, 혼자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방안에 냄새가 나거나 변기를 계속 봐야 된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추후, Roommette을 구매하고, 출발하기 전 일정 금액을 베팅해서 베드룸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 환불 정책:
- 출발 121일 이상 전: 100% 환불, 취소 수수료 없음, 변경 수수료 없음
- 출발 120일에서 15일 전: 25% 취소 수수료, 변경 수수료 없음
- 출발 14일 이하 전: eVoucher로만 환불, 25% 취소 수수료, 변경 수수료 없음
- 짐 화물: 개인짐 Personal item (14x11x7inch 25lb) 1개 + 수화물 (28x22x14 in, 50lb) 2개가 가능합니다. $20 추가 시 50lb(22.7kg) 이하의 자전거도 가능합니다.

결제를 모두 마치면 이메일로 eTicket이 옵니다. 방의 위치는 랜덤으로 지정이 되어 옵니다. 2인 1방으로 $1078 (약 150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 랜덤 지정되는 방은 기차의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기차의 바퀴 마모 균형을 위해 반대방향으로 돌리기 때문에, 방번호의 짝수가 바다뷰일 수도 홀수가 바다뷰일수도 있다고 합니다.
- 저의 경우 Room 6번을 배정받았고, 걱정했으나, 다행히 기차의 왼쪽으로 바다뷰를 볼 수 있었습니다.
- 떠나기 몇 주 전 암트랙에서 Roomette 1+1 이벤트를 해서 $400 정도 아낄 수 있었는데 아쉬웠습니다. 시간이 여유로우시다면 이벤트를 잘 기다리셨다가 구매하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02. LAX 공항에서 유니온 스테이션까지 이동
LAX 엘에이 공항으로 먼저 이동을 합니다. 기차 출반 전 날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공항 주변에 호텔을 잡았고, 다음 날 일찍 공항에서 유니온 스테이션으로 가는 FlyAway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FlyAway 스탑들은 도착층에 있고, 터미널 게이트마다 있고, 하늘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티켓은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도 가능했지만, 현장 카드 결제도 가능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기 전 입구에서 터치로 편도 $9.75를 결제했습니다. (아멕스 American express 카드는 불가했습니다)
표지판에 출발하는 시간도 쓰여 있었고, 30분에 한 대씩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저는7시 40분 버스를 탑승했고, 유니온 스테이션에는 8시 30분이 되어 도착했습니다. (트래픽이 있을 수 있고, 버스 도착 장소와 슬리핑칸에게 제공되는 암트랙 라운지가 거리가 좀 있어, 조금 더 여유 있게 오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 암트랙 라운지는 조금 구석진 곳에 있어, 라운지라는 표시판을 발견하시면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시면 있습니다. (역무원에게 물어보면 친절에게 안내해 주십니다.)
- 라운지에는 간단한 커피, 과일, 감자칩, 너티바, 젤리 같은 간단한 과자와 음료들이 있습니다.
- 라운지에서 기차 플랫폼까지 골프카트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짐이 많은 사람들은 운전해 주는 사람에게 팁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03. Roomette 내부
Coast Starlight 기차는 2층으로 되어 있있습니다. 1층에는 방 11-14호와 1개의 패밀리 룸, 그리고 화장실 3개, 샤워실이 있습니다. 2층에는 Roomette 방 1-10호, 5개의 베드룸, 그리고 화장실 1개가 있습니다.
다이닝 룸은 2층 왼쪽으로 배드룸을 지나서 가게 됩니다.

Roomette은 의자 두 개가 있고, 저녁에는 위에 있는 침대를 내려 이 층침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좌석의 크기는 성인 한 명이 앉는 적당한 크기로, 체구가 작으신 분들에게는 여유가 있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35시간 긴 시간을 2명이서 좁은 공간에 있으니 조금 답답함도 있었습니다. 1층의 침대는 넉넉하지만, 2층으로 되어 있는 침대는 크기가 작고 불편해서, 체구가 크신 분들이나 어르신분들에게는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트를 걸어 놓을 공간은 있었으나, 가방을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팔걸이 쪽 구석에 놓았습니다.
#04. 기차 다이닝 / 식사
기차에 타면 역무원분이 돌아다니면서 하루의 점심, 저녁 식사시간 예약을 받습니다. 아침은 선착순으로 그냥 아무 때나 갔던 거 같습니다. LA에서 시애틀까지는 총 5번의 식사 (2번 점심, 2번 저녁, 1번 아침)를 하게 되었으며, 식사는 기차표가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뉴는 방안에 놓여 있으며, 매일 변하지 않아 미리 원하는 음식을 고를 수 있습니다.


기차여행 중 내향인에게 가장 힘들었던 점은 4인 테이블에 다른 사람들과 합석을 해야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모르는 사람과 밥을 먹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5번의 식사 중 3번은 다이닝 홀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했고, 나머지 2번은 방 안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방 안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에피타이져나 디저트가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 친구를 보러 가는 엄마와 친구 (점심): 너무 어색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 남겼습니다. Salem이라는 곳에 사는 친구를 만나서 친구의 엄마와 친구가 함께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비행기를 타고 다니지만, 기회가 돼서 친구 어머니랑 처음 타보았다고 합니다. 직업은 해양 조사하는 연구원인데 수영을 못한다고 해서 웃었습니다.
- 대학생 커플: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친구가 초대를 해서 놀러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둘 다 대학생이고, 여자는 인류학을 남자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졸업이라서 대학원을 가야 되는지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AI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처음보다는 덜 어색하게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 입양한 고양이 데리러 가는 부부: 홍콩에서 온 여자와 백인 남자 부부로 아이는 없고 고양이만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키우던 고양이가 나이가 많아 같은 포틀랜드에 있는 같은 브리더에게 새로운 아기 고양이를 데리러 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아저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기차를 많이 탔던 기억이 있어 세계에 있는 다양한 기차를 타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곧 일본 여행을 하러 가서 신칸센을 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반강제적으로라도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Signature Flat Iron Steak 스테이크이었습니다. 메인 메뉴는 모두 맛있게 먹었으나, 디저트는 문케이크, 치즈케이크, 브라우니 등 너무 달아서 먹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는 알코올음료 - 와인, 맥주를 1잔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05. 경치 구간
Coast starlight에서 꼭 즐기면 좋은 구간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는 바다 옆을 달리는 초반 LA에서 산타바바라 (Santa Barbara)까지의 구간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바다를 봐서 좋았고, 바다와 가까이 지나가서 파도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기차 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보는 것도,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Klamath Falls에서 유진(Eugene)까지의 구간은 오레곤의 산림지대를 지나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가득하고, 남쪽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LA의 12월은 너무나도 따뜻했는데,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쌀쌀해지고, 포틀랜드 지역으로 가니 눈이 쌓여 있고 추워졌습니다. 35시간 동안의 여정에 봄부터 겨울이 담겨 있는 부분이 미국은 참 넓고 기차가 먼 길을 왔구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06. 기타
처음 기차를 타기 전에 역무원 분은 팁은 선택사항이며, 팁을 주면 감사히 받겠지만, 의무는 아니라고 알려줍니다. 직접 가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팁을 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큰 가족들, 부모님 같이 케어해야 되는 사람과 동행하는 경우에는 팁을 주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찾아보면 다이닝 홀에서 먹으면 $1-2 정도 팁을 낸다고 해서 미리 현금을 맞추어 챙겨 놓았습니다. 다이닝에서 주문을 한 경우에는 테이블에 $5씩 놓았습니다.
35시간을 함께 보낸 역무원에게는 내리기 전에 $20 팁을 전해 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그저 마음이 불편하고 혹시라도 무언가 잘 못해주지는 않을까 했는데, 그냥 맘 편히 생각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여행 중에 하나였던 기차 여행은 느리게 가는 편지처럼, 바빴던 일상에 무료함을 주어 반강제적으로 생각도 하고, 책도 읽고,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긴 동부에서 서부를 잇는 California Zephr 캘리포니아 제퍼를 타게 되는 날을 희망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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